때는 바야흐로 2022년 12월 20일
SSAFY 9기 최종 합격 발표가 났다.
과거 힘든 회사생활로 잠을 못자서 그런지 갑상선에 물혹이 크게 생겨서 암검사를 위한 세침술을 하는 날이 딱 12월 20일이었는데 혹시 모를 결과에 기쁨반 걱정반으로 섣불리 '입과'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있었다.
'근데... 입과포기하면 어쩔건데...'
그동안의 노력들이 너무 아까워서 '입과' 버튼 누르고 바로 대전 자취방을 알아보았다. 다행히도 2022년 12월 30일 결과 정상으로 나와서 다행이었다^^ 결과가 좋으니 새로운 인생을 얻은 기분이었다.
결과 발표 3일 후인 2022년 12월 24일 토요일
아부지와 유성온천 쪽에 집 알아보러 왔다.
전날에 [네이버 부동산] 앱을 깔아서 싸피 셔틀(8기 기준)이 오는 지역을 중심으로 월세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지어진지 얼마되지 않은 아주 깔끔한 집을 보게되었다. 유성온천역 근처였다.
'벌레 안나오는 18층에 남향?!'
한 눈에 반해서 바로 연락드리고, 집을 보러 갔다. 비록 공사장 뷰지만 누우면 크게 신경 안쓰였다.
(여러분은 꼭 발품 여러군데 파셔야 해요...)
내가 보러간 A집 말고도 부동산 돌아다니면서 한밭대 주변도 알아봤는데, 매물이 없다고 하셔서... 포기했던 기억이 난다. 아싸리 일찍 알아보거나 몸이 힘들더라도 길게 시간 잡아서 정말 마음에 드는 방을 잡거나 둘 중 하나여야 할 듯하다. 나는 인천 살았던지라... 남아있는 방 중 A집 그냥 선택했다.
싸피 1학기를 끝을 앞두고 사람들과 대화하며 알게 된 정보로는 월세 30만 원 대가 대부분인 듯하고, 관리비 포함하여 40만 원 정도 인 듯하다. 왜냐하면, "나 월세 42만 원에 관리비 10만 원 좀 넘게 나와 (가스비도... 별도...^^)"라고 하면 다들 왜이리 비싸냐며 놀랐기 때문이다.
확실히 적금도 2개나 들어둔 나로썬 일 이십만 원이 소중한데, 집 하나로 월급의 절반이 빠져나가니 타격이 크긴하다. 매 달 15일만 목빠져라 기다리는 인생이 되었다.
2023년 1월 4일 ~ 1월 10일
스타트 캠프 시작, 긴장의 연속
어려운 과정을 뚫고 들어온 만큼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까 기대하며 첫 등교를 시작했다.
유성온천역 5번 출구 맥도날드 앞에서 사람들과 함께 싸피버스를 기다리는 순간부터 떨렸지만, 태연한 척했다.
첫날에는 혼밥하나 했는데, 옆에 앉으신 지윤님이 밥 다같이 먹는 것이냐고 물어보셨던 기억이 난다.
사실 나는 먼저 말 거는 스타일은 아닌데, 말 걸어주면 기회를 놓치지 않는 타입이라 냉큼 같이 먹자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스타트 캠프 기간에는 서비스를 기획해보거나, 로봇이나 게임을 만들어 보는 등 다양한 팀 활동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주변에 있는 주언님, 태영님, 예지님과 재밌게 활동했던 기억이 있다.
스타트 캠프 기간은 다 기억에 남는다. 왜냐하면 모든 과정에는 발표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전부 내가 했었기 때문이다. 이왕 하는 거 진짜 잘하고 싶어서 긴장 안하는 척하면서 머리는 맹렬하게 굴렸던 기억이 난다. 인생 최고로 용기냈던 순간들이 모두 싸피에 있는 것 같다...ㅎ
2023년 1월 11일
자바 비전공 분반
스타트 캠프 때 각자가 원하는 반으로 분반 테스트를 쳤는데, 그 결과에 따라 분반을 진행했다. 나는 소프트웨어 복수전공을 했어서 파이썬과 자바 모두 경험이 있었지만, 이왕 싸피 온 김에 자바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서 자바 비전공반으로 선택했다. 분반 결과는 다행이 비전공 자바반 4반으로 배정받았다.
원래 대전에 비전공 자바반은 한 반만 개설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2개의 반이 개설된 것을 보아 모두 가고 싶은 반으로 배정해주신 것 같다. (아닌가?...)
대전 4반에는 낯선 얼굴도 많았지만, 임시 3반에서 같이 온 분들도 보였다. 세윤님, 태영님, 예지님, 영헌님, 태흠님, 준혁님... 또 빠진 사람 있는 건 아니겠지?... 어쨋든 24명 중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보여서 살짝 안심했다.
+23.06.21 추가
기택이, 민식오빠도 임시 3반이었다고 한다 ㅎㅎ;;
특히 예지님과 편하게 지냈다. 근데 아쉽게도 싸피를 퇴소하는 바람에 긴 인연을 만들어 나가지는 못했다 ㅠㅠ 아쉽다.
처음에 자기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다들 자신의 나이, MBTI, 좋아하는 거, 특기 등 소소하게 적어서 발표했다.
우리반에는 여자가 7명 뿐이어서 여자분이 나오면 더 집중했던 기억이 있다 ㅎㅎ
분반하고 일주일은 스타트캠프처럼 HTML, CSS 기초를 공부하고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2가지를 만들었는데, 1) 다른 사이트 똑같이 만들어보기 2) 셀레니움을 이용한 자동 기차표 예매하는 시스템을 2명이서 짝지어서 만들었다. 초장부터 어려운 과제가 주어져 땀 흘렸던 기억이 있다.
근데 이게 웬걸 난 내가 제일 잘만든 줄 알았는데, 다들 진짜 똑같은 사이트나 기차표 예매 시스템을 무리 없이 만들어서 여기가 진정 비전공자반이 맞는지 의심이 들었다... 그리고 살짝 앞으로의 과정이 무서워졌다. 내가 제일 못하는 건 아니겠지 걱정도 되었다.
자바 비전공 분반 이후
ONE MORE CHANCE
분반 테스트를 제외하고도 또 한 번의 기회가 있었다. 첫 시험을 잘치면 다른 분반으로 이동할 수 있는 면접 기회를 잡아 다른 반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비전공반에서 전공반 이동도 가능하다.
4반에서도 한 분 가셨다...
그리고 우리반은 21명이 되었다.
자바 비전공 분반 이후
수업과 시험, 하루의 일과
본격적으로 본 과정이 시작되면서 5일의 스케줄이 고정되었다.
일단 하루의 스케줄은 다음과 같다.
- 09:00 ~ 11:00 : 분반별 수업듣기
- 11:00 ~ 12:00 : 개인 공부, 복습하기
- 12:00 ~ 13:00 : 점심먹기 (시간 유동적) & 산책하기
- 13:00 ~ 18:00 : 싸피 과제하기 & 개인 공부하기
- 19:00 ~ 20:00 : 보충수업 듣기 (신청자만)
물론 하루 스케줄이 끝나고 집에가서도 스터디를 하거나 개인 공부를 하고 지쳐 쓰러져 잠에 드는 하루다.
하루 24시간이 매우 부족할 정도이다.
특히 매주 월요일은 과목 테스트와 월말 테스트가 있기 때문에 주말에도 맘 편히 쉴 생각은 안하는 것이 좋다.
모든 테스트에서 절반+1회만큼 통과해야 학기 수료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알고리즘 역량 테스트 통과)
성적 TOP3는 성적 우수상도 주는 만큼 욕심있는 친구들은 정말 열심히 공부한다. (성적은 과목 대분류별 평균도 보고 중간에 보는 역량테스트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
한 과목 배우는 것을 끝내면 금요일에 관통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비전공 자바반은 2명씩 페어를 짜서 공통된 주제의 웹사이트를 배운 과목을 이용해 제작한다. 그리고 차차 한 과목을 끝낼 때마다 홈페이지를 업그레이드 해나가는 과정이다. 우리반은 금,토 2일을 만들시간으로 주셨기 때문에 밤새서 페어와 만들고, 쪽잠자다가 바로 시험공부하는 일상이었다. ㅎ...ㅎ
이제 CRUD 구현은 마스터다...
이렇게 살다보면 주말은 토/일이 아니라 월요일이 쉬는날이 되는 지경에 이른다.
자바 비전공 분반 이후
일타싸피
시험도 힘든 시험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 번의 시험은 일타싸피라고 하여 당구 게임을 만드는 평가가 있다. 이 평가는 전 날 신나게 놀고 싸피에서 제공해주는 기본 힌트만 외워서 가도 시험 통과 기준 60점은 가뿐히 넘을 수 있다.
나는 심지어 힌트를 외워갔지만 쓰지 않고도 70점은 맞았다. 내 인생 이렇게 시험공부 안 한 시험은 처음이었다. 그래도 엄청 재미있었다. 왜냐하면 내 페어가 세윤이었는데, 슬쩍보니 굉장히 잘 짠거 같아서 내 코드 한 줄로 조미료만 가미하고, 반 대항전을 진행했는데, 3등 안에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반 100점짜리 당구 알고리즘을 이겼는데, 그게 또 재미있었다. 오히려 그 100점짜리 당구 알고리즘이 꼴등한 것도 웃겼던 모먼트다.
자바 비전공 분반 이후
싸피데이
내가 싸피 일상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날이 싸피데이이다. 월말 평가를 치는 마지막 주 월요일에 5시~6시 1시간은 반 끼리 싸피데이를 진행한다. 분반 후 반장과 CA를 뽑았는데, CA 민식오빠가 재미난 컨텐츠를 짜오면 재밌게 놀면 되는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컨텐츠는 우리반 친구들의 어린 시절 사진을 모아 너무 예쁘게 피피티를 만들어 누군지 맞추는 게임을 했다. 너무 예쁘게 피피티를 만들어서 감동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어린 시절과 똑닮은 사람도 있었고, 상상도 못한 얼굴을 한 어린 시절을 가진 사람도 있었고, 바로 어제 찍은 것 같은 미친 비주얼의 어린시절도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싸피데이 마지막 컨텐츠로 다같이 싸피에서 준 반팔티에 청바지를 입고 커다란 나무 아래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서로 같은 옷을 입고 있는게 왠지 너무 웃겼고, 2명이서만 같이 다니면 이상해져서 또 웃겼던 기억이 난다. 박장대소의 연속... 3반에 재이님과 정길 프로님이 사진도 예쁘게 찍어주셨다.
글을 마치며
공부도 싸피생활도 걱정하지 마세요!
싸피를 고민하시는 예비 싸피인들분 공부도 싸피 생활도 걱정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처음이 어려울 뿐이더라고요. 공부는 물론 어렵고, 빡세고, 힘들고 다 합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동료들과 재밌고, 힘나는 일상들이 있어서 싸피 생활이 즐거워요ㅎㅎ
그 밖에도 하고 싶은 말을 쓰려면 1달 밤낮을 세워도 모자라지만, 여기서 간단하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싸피 동료 분들도 앞으로 남은 뷰 관통프로젝트 및 최종 프로젝트 잘 준비하시고, 한 학기 잘 마무리 하셨으면 좋겠습니다.